어떤 심리학책에 새끼오리들이 할아버지 뒤를 줄줄이 따라가는 사진이 실린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이 할아버지는 동물,측히 조류가 갓 태어나서 경험하는 것은 성장한 뒤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뇌리에 박힌다는 이른바 각인(刻印) 개념을 연구한 로렌츠라는 학자입니다.각인에 대한 실험은 아주 우연하게 이루어졌습니다.본래 동물학자였던 로렌츠는 실험실에서 부화한 새끼오리들이 자신이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다니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어미 품에서 깨어난 오리들은 로렌츠를 따라다니지 않는 데 비해 실험실에서 부화한 새끼오리들만 따라다니는 것이 이상해 유심히 관찰한 끝에,부화한 직후 얼마 동안 새끼오리의 눈에 비치는 물체 중 움직이는 것은 새끼오리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 뒤 로렌츠는 나무로수컷 오리 모양을 조각하여 만든 다음 부화하는 새끼오리 주위를 빙빙 돌게 하고,스피커를 통해서 계속 수컷의 소리를 내보았습니다.얼마의 시간이 흐른 다음 새끼오리를 물가에 내놓았더니,실험실에서 부화한 새끼오리들은 수컷 오리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고 합니다.
또 로렌츠의 연구를 본받은 헤스는 한 여학생을 시켜 오리를 부화시킨 뒤 한동안 그 여학생만 보여주었고,메추리를 부화시킬 때는 그 오리만 보여주었다고 합니다.그러자 그 여학생이 캠퍼스를 다닐 때면 뒤에는 새끼오리가,또 그 뒤에는 메추리가 깡총깡총 뛰어왔다고 합니다.결정적인 시기에 오리는 여학생을,메추리는 오리를 어미로 받아들이고 따르게 된 것입니다.
각인을 실험한 학자들은 인생의 이른 시기에 경험하는 것은 뇌리에 깊이 새겨지고,성장해가는 동안 영향을 준다고 하였습니다.새나 강아지 같은 동물처럼 단순하지는 않지만,인간에게도 어렸을 때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고 보는 학자들이 있습니다.하버드 대학의 화이트나 신생아를 연구한 보워는 인간은 영·유아기에 가장 많이 배운다고 하였습니다.또 이때 뇌에 각인된 경험은 성장한 뒤에도 계속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20시간 내내 잠만 자는 아기,눈을 감고만 있는 것 같은 어린 아기가 무얼 깨달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 우리에게 지배적이고,순한 아기일수록 기특하게 여겨왔던 것이 우리의 습관입니다.그러나 최근 영아들의 발달과정을 연구해본 학자들은 생각을 달리했습니다.생후 1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무능력하게 보였던 아기들이 실은 능력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어른들만큼 숙달되고 분석적,종합적이지는 않지만 아기들의 능력은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으며,그들 나름대로 능력을 이용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다는 것입니다.
하버드 대학의 화이트 박사는 정책 결정자와 사회 구성원들이 가장 중요한 인적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했는데,여기서 중요한 자원이란 바로 아이들을 뜻하며,아이들 중에서도 갓난아기 시절을 가리킵니다.화이트 박사는 선진국까지 포함한 각국 정부가 교육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면서도 바람직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만일 정부와 사회가 다 큰 사람을 교육하는 대신 6세 미만의 영유아들을 기르는 데 시간과 노력과 자금을 투자한다면 훨씬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람들에게는 능력의 기초가 다져지는 결정적인 시기가 있으며,그 결정적인 시기는 바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학교 가기 전이라는 것입니다.
거의 20년 동안 어린아기들을 연구한 화이트 박사는 여섯 살과 세 살,그리고 두 살 된 아이들을 각각 똑똑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 집단으로 나누었습니다.그런 다음 여섯 살 짜리 중에서 똑똑한 아이들과 세 살짜리 중에서 똑똑한 아이들의 똑똑한 정도를 비교한 결과 그 정도가 같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다시 세 살 난 아이들 중 똑똑하다고 여겨지는 아이와 두 살 난 아이들 중 똑똑하다고 여겨지는 아이의 똑똑한 정도를 비교해본 결과 역시 같았다는 것입니다.이러한 결과에 놀란 화이트는 출생 직후부터 아기들의 자라는 모습을 관찰했는데,생후 10개월이 되면서 점점 차이가 나기 시작하다가 1년6개월이 되자 똑똑함이 거의 마무리되더라고 하였습니다.결국 인간에게도 정서적인 안정감과 유능함의 기초가 결정되는 시기가 있다는 것을 믿게 된 것입니다.
태어나자마자 걷기도 하고 먹이도 찾을 수 있는 동물의 새끼들과 비교해보면 사람의 아기들은 얼핏 무능력한 존재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그것은 우리 어른들이 어린아기의 학습능력을 예민하게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나온 생각입니다.또 아기의 수준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기에게 놀이친구도 되어주지 못하고 대화할 줄도 모르게 된 것입니다.
갓난아기 때부터 아기를 이해하는 눈을 갖게 된다면 우리는 아기의 인권도 존중할 수 있을 것이고,봄에 씨 뿌려 뿌리내리는 작업을 도와주듯 아기의 성장을 더 잘 도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부모의 영향과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 영아기를 잘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바른 성장으로 이끄는 길입니다.아기도 배웁니다.사람은 일생 중에서 아기 때 가장 많이 배우는지도 모릅니다.
아기의 성장 중에서도 애착 형성,정서적 안정감,긍정적인 태도,도덕성의 기초를 먼저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아기를 영리하게 기르겠다는 일념 때문에 아기의 흥미나 발달단계는 생각하지 않고 지나치게 무리하면 오히려 아기를 무능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어른과 마찬가지로 아기들도 자기 힘에 겨운 것은 배우려들지 않고 포기해버립니다.
아기들은 학습합니다.그러나 안정감과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배우려고 할 때 가장 잘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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