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내분비의 관계를 처음으로 명확히 밝힌 것은 1950년대 '스트레스 학설'을 제창한 캐나다의 내분비학자 한스 세리에(Hans Selye) 박사입니다.
세리에 박사는 생체가 중독,외상,환경변화 등의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야기되는 생체의 방어반응(스트레스 반응)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계를 사이에 두고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인간의 몸에 스트레스가 생기면 대뇌피질이 그것을 감지하여 시상하부에 전달합니다.대뇌피질의 신호를 받은 시상하부는 CRH(부신피질자극호르몬)라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CRH는 뇌하수체를 자극하여,갑상선,부갑상선,부신,성선(난소,정소)등의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장기에 작용합니다.
시상하부는 뇌하수체의 지배를 받는 각종 장기 전체를 통합하는 기능을 갖습니다.즉 시상하부는 내분비계의 중추라고도 할 수 있는 장기입니다.
뇌하수체는 전엽과 후엽으로 나누어집니다.전엽에서는 성장 호르몬,갑상선자극호르몬,부신피질자극호르몬,성선자극호르몬 등을 분비하고,후엽에서는 소변량을 조절하는 항이뇨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아래는 호르몬 이상에 따른 증상입니다.
1.부신피질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은 스트레스와 가장 관련이 깊은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신피질호르몬은 생명이 위험에 처했거나 급격하게 환경이 변화했을 때,또는 강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체의 충격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합니다.이러한 역할 때문에 부신피질호르몬은 염증이나 알레르기 면역반응 등의 억제하는 약제에 첨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세균에 감염되기 쉬워지거나 비만,궤양,당뇨병 등이 발병할 수도 있습니다.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체내에서 부신피질호르몬이 장기간 과잉분비되면 약의 부작용과 동일한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2.갑상선호르몬
갑상선호르몬은 당질이나 지질대사와 관계가 깊으며,몸이 활동할 때 필요한 에너지 생성을 촉진하는 작용을 합니다.
갑상선호르몬이 과잉분비되어 일어나는 질병으로 바제도병(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습니다.이 병의 증상으로는 안구돌출,심장 두근거림,체중감소,손가락 떨림,발한(發汗) 이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갑상선호르몬의 과잉분비는 강한 스트레스로 인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걸프전 이후 미국의 부시 전 대통령이 이 병에 걸렸던 것은 유명한 이야기 입니다.
3.성선자극호르몬
성선자극호르몬의 자극에 따라서 난소에서는 난포호르몬(에스트로겐),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 등이 분비되며,정소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됩니다.
성선자극호르몬 역시 스트레스의 영향을 매우 쉽게 받습니다.미국 군대에서는 입대한 여성병사의 대부분이 무월경이 된다고 합니다.이는 군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주요원인입니다.
성선자극호르몬이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주요 질병으로,여성에게는 월경분순이나 월경곤란증,심인성무월경,월경이상 등이 있고,남성에게는 만성전립선염,심인성 발기부전 등이 있습니다.
4.성장호르몬
성장호르몬은 하수체로부터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몸의 성장을 담당합니다.
극단적으로 방임되거나 학대를 받은 아이의 경우는 이 호르몬의 분비가 저해되어 '애정차단성소인증'이라는 질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5.항이뇨호르몬
강한 긴장이나 공포를 느끼면 자주 요의(尿意)를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스트레스로 인해서 소변량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불안,긴장,공포 등의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만성적으로 시달리면 자율신경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제각각 지나치게 작용하게 됩니다.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신경전달물질인 생체의 파이트 앤드 프라이트(Fight and Flight : 투쟁과 도피)를 담당하는 신경펩티드인 아드레날린과 노아드레날린을 분비합니다.특히 노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혈관의 수축,혈압의 상승,맥박수의 증가,손바닥의 발한,근육수축,정신의 흥분,집중 등 생체에 구비되어 있는 공격과 방어를 위한 반응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교감신경이 너무 흥분하게 되면 본래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한 반응들이 혈압이나 맥박이 흐트러집니다.또한 근육의 긴장이 계속되거나 어깨나 머리 등이 뻐근해지는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인체는 외부에서 과도한 자극을 받게 되면 그것을 완화시키려고 노력합니다.그러한 작용 중의 하나가 말초신경이나 부신에서 신경펩티드가 분비되는 것입니다.신경펩티드는 스트레스나 통증을 느끼고 있을 때 분비되어 고통을 완화시키는 마약성 뇌내물질(Opioid)로,그 가운데 유명한 것이 'β-엔돌핀' 입니다.
임산부가 분만시 심한 통증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이 물질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마라톤 선수에게 생기는 '죠거스 하이스(Jogger? high)라는 쾌감 역시 달리는 중에 β-엔톨핀이 분비되기 때문입니다.이것은 물건을 훔치게 하는 등 범죄를 저지를 때의 흥분상태에서도 분비되는 물질로,그 때문에 결국은 거기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미래에 희망을 갖고 스트레스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적극적인 마음자세를 가질 때,β-엔톨핀의 분비가 활발해지고 통증이나 염증은 완화될 수 있습니다.
통증을 전달하는 '물질P'라는 신경펩티드 역시 말초신경에서 분비됩니다.물질P의 분비가 늘어나면 병이 오래가고 염증도 악화되는데 이것은 만성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증상이 스트레스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는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β-엔돌핀은 바로 이러한 물질P의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세로토닌은 뇌의 신경 사이의 스냅스(Synapse : 한 뉴런의 축색돌기 말단과 다음 뉴런의 수상돌기 사이의 연접부위)에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최근 매우 주목받고 있습니다.우울증이나 신경성 과식증,패닉장애(공황성 장애)는 세로토닌의 활성저하로 인해서 나타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로토닌 수용체에만 효과가 있는 약(SSRI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이 개발되어,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한 병 중에서도 특히 신경전달물질이 원인이 되는 경우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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