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의과대학 교수는 원숭이를 목 부분까지 물에 잠기게 한 상태에서 내시경 카메라로 위의 모습을 관찰하는 침수구속(浸水拘束)이라는 스트레스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물에 잠긴 상태로 두 시간이 지나자 원숭이의 위점막에 점 모양의 출혈이 시작되었고,여섯 시간 후에는 위 속이 핏덩어리로 변해버렸습니다.이 실험은 스트레스로 인해 위에 염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인간 역시 거액의 대출이나 경영부진,타의에 의한 해고 등으로 인해 강한 정신적인 긴장이나 분노를 느끼게 되면 정신적으로 침수구속 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로나 긴장,불안 등의 강한 스트레스 속에 있을 때 위가 쑤시듯이 아프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이처럼 위가 아프게 되는 상태,즉 위궤양은 어떻게 해서 일어나는 것일까요?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에서 식사를 하면 부교감신경이 우위(優位)로 작용,위액의 분비나 연동운동 등이 촉진되어 위벽의 혈관이 확장됩니다.정상적인 위에서는 ph2~3의 강한 산성 위액이나 펩신(Pepsin : 단백질을 녹이는 효소)의 공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위점막이 점액층을 만들어 위벽을 방어합니다.이렇게 공격인자와 방어인자 사이의 균형이 유지됨으로써 위의 건강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강한 스트레스 상태에 빠지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양쪽 모두가 강하게 흥분됩니다.
교감신경이 너무 흥분하면 위벽의 혈관이 수축되어 위점막의 혈류도 억제되는데 그 결과 위점막의 수복능력이 약해져 점액의 양도 급격히 줄어듭니다.거기에 부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인해서 늘어난 위액이나 펩신의 공격이 더해져 공격인자와 방어인자 사이의 균형이 붕괴되면서 위염이나 위궤양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치료제가 발달하여 위산분비를 강력하게 억제하거나 위점막을 보호하는 약이 나오고 있습니다.이러한 약을 먹으면 2~3주 내에 증상은 완화가 됩니다.
그러나 위염이나 위궤양의 원인이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라면,약을 먹어서 증세가 약화되는 것은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없습니다.스트레스 상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위염이나 위궤양은 또 다시 재발하게 됩니다.
위염이나 위궤양은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서 무리한 노력을 하는 '과잉적응형'인 사람에게 발생하기 쉬운 병입니다.따라서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이미 몸에 굳어버린 라이프 스타일을 일순간에 바꾸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라이프 스타일의 전반적인 수정이 무리라면 식사방법을 조금씩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그것만으로도 위장의 상태가 매우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장을 건강하게 작용시키면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부교감신경이 적절히 작용할 필요가 있습니다.이를 위해서는 일의 흥분이 남아 있거나,화를 내면서 식사를 하거나,설교를 들으면서 식사를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또한 식사 후에는 위장이 잘 활동하도록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시간에 쫓겨 식사 후에 곧바로 일을 하는 것은 소화흡수에 좋지 않습니다.
인간의 장 속에는 약 100조 개에 달하는 100여 가지 종류의 세균이 서식하고 있습니다.이것을 '장내상주균(腸內常駐菌)'이라고 합니다.
건강한 장에는 비피더스균을 비롯한 유익균이 더 많이 생식하여 장내의 환경정비나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변비나 설사 등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쌓이면,반대로 웰치균(Welch's bacillus : 사람의 식중독을 일으키기도 하고 가축의 악성수종의 원인균이 되기도 한다)이나 대장균 등과 같은 유해균이 증가하여 변비나 설사 같은 증상이 일어납니다.실제로 전쟁이나 범죄 등 극한의 스트레스에 시달린 사람의 장에는 유익균인 비피더스균이 대부분 없어지고,웰치균이나 대장균 등이 수십 배나 증가해 있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한 장내유해균이 많아지면,스케톨(Skatole)이나 이노시톨(Inositol)등의 유해물질이 장점막을 자극하여 대장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육식 중심의 식생활 역시 유해균을 증가시키는데,오늘날 식생활이 육식 중심의 서구식 식생활로 변화하는 것도 대장암이 증가하는 한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때에 제대로 먹는 것과 함께 제때에 배변을 보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그러나 제때에 배변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많습니다.특히 이러한 경향은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많은 직장여성들이 직장의 화장실이 남여공용이거나 사무실과 화장실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직장에서 배변을 보는 것을 꺼려 제때 배변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설사약을 먹는 사람들도 제때에 배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설사약을 먹으면 배변시간이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적당치 않는 시간에 갑작스런 변의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이럴 경우 결국 변의를 참을 수밖에 없는데,이런 일이 반복되면 장이 경련을 일으켜 복통이 일어나거나 가스가 차게 됩니다.그리고 그것이 습관화되면 '위장반사(위에 음식물이 들어오면 장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반사)'나 장의 연동운동에 이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누구나 여행을 가거나 큰일을 앞에 두면 변비나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그러나 이것이 병적으로 되면 변비,설사,가스가 차서 배가 빵빵해지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이런 현상은 한 가지씩,혹은 설사,가스가 동시에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이것이 '과민성대장증후군' 입니다.
과민성장증후군이 나타나는 원인은 직장이나 가정에서의 문제,부적응,지속적인 긴장상태,과로,수면부족 등 실로 다양합니다.특히 지나치게 꼼꼼하거나,신경질적이거나,긴장하기 쉬운 성격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쉽게 과민성장증후군에 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민성장증후군에 걸리게 되면 매일 아침 화장실에 네다섯 번씩을 가거나 중요한 시험이나 약속을 앞두고 변의를 느껴 일을 망치게 되는 등,일상생활에서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또한 이러한 일이 계속되면 결국 등교거부,출근거부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민성장증후군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대뇌의 감각과 장이 조건반사를 형성하게 되기 때문입니다.이러한 조건반사가 형성되면 직장을 떠나서 스트레스가 약간 해소되어도 여전히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따라서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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