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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스트레스와 우울증


스트레스와 우울증과의 관계에에 앞서 사람 뇌의 구조와 스트레스의 매커니즘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서 식욕이 생기지 않거나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뇌는 바깥쪽부터 대뇌피질(大腦皮質),대뇌변연계(大腦邊緣界),시상하부(視床下部)라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인간이 고도의 정신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가장 바깥쪽의 대뇌피질 입니다.인간이 사물을 생각하거나 기억을 축적하여 장래에 일어날 일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대뇌피질이 다른 동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아래의 대뇌변연계는 희로애락,식욕,성욕,수면욕,집단욕 등 동물에게 없어서는 안 될 본능적인 욕구를 창출하는 뇌입니다.대뇌변연계에서 발생한 자극은 그 아래에 있는 생명활동의 중핵인 시상하부를 기점으로 해서 자율신경을 거쳐 최종적으로 순환기나 소화기,호흡기에 이릅니다.



시상하부는 모든 생명활동을 통제하는 뇌로,이 뇌가 활동을 정지함으로써 뇌사(腦死)가 이어납니다.

시상하부에는 식용이나 먹는 행동을 통제하는 중핵이 있습니다.이 연구를 처음 시작한 것은 미국의 블로벡과 어넌드입니다.그들은 실험을 통해 흰쥐의 시상하부 바깥쪽에 전기자극을 주면 쥐는 열심히 먹이를 먹게 되고,안쪽을 자극하면 전혀 먹이를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그들은 시상하부의 안쪽 부분을 포만감을 느끼는  중핵,바깥쪽 부분을 공복을 느끼는 중핵으로 생각하고 이 둘을 섭식중핵(攝食中核)이라 이름지었습니다.

이러한 시상하부의 역할은 인간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시상하부에 이상이 생기면 과식하게 되어 점점 살이 찌는 병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질병에는 시상하부의 바깥쪽을 전기자극하는 것과 똑같은 메커니즘이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혈액 중의 포도당의 양이 일정량 이하가 되면 시상하부의 공복중핵이 반응하고,일정량 이상이 되면 만복중핵이 반응을 일으켜서 위산의 분비나 만복,단식의 사인을 내보내게 됩니다.


전신을 긴장시키거나 이완시키며 생명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신경을 '자율신경' 이라고 합니다.

자율신경은 생체의 안정된 상태(Homeostasis:면역기능이 낮은 것은 높여주고,반대로 지나치게 높은 것은 억제하는 기능)를 유지하기 위해 정신활동 및 장기의 활동,외분비,내분비 등을 통제하고 있습니다.이러한 자율신경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어서 서로 작용하거나 휴식을 위함으로써 균형이 유지됩니다.

교감신경은 심장의 박동,근육의 긴장,정신기능을 높여 활동할 때에 작용합니다.한편 부교감신경은 내장이나 기관의 작용을 쉬게 하는 신경으로,'쉬는 신경'이라고도 일컬어지며 수면이나 휴식,식사를 취할 때 등에 작용합니다.

식사를 하고 있을 때는 부교감신경이 소화기의 활동이나 소화액의 분비를 통제하여 소화흡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긴장을 하게 되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제각각 긴장하여 원활한 소화흡수를 불가능하게 해서 위장에 문제가 발생합니다.또한 식전이나 식후에 구토를 하는 '신경성구토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조건반사'는 러시아의 파블로프(조건반사 연구로 러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 의학 생리학상을 수상함)박사에 의해서 발견되었습니다.그는 식사 전에 항상 벨소리를 듣던 개는 결국 벨소리를 들으면 먹을 것을 주지 않아도 침을 흘리게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조건반사'라고 이름지었습니다.

본래 대뇌 안에서 벨소리를 감지하는 부위와 식욕을 느끼는 부위는 서로 위치가 다릅니다.그러나 두 부위를 지속적으로 동시에 자극하면 두 부위가 느끼는 감각은 일정한 연관을 갖게 됩니다.따라서 나중에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식욕중추를 자극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지속적인 자극에 의해 서로 다른 감각을 느낀느 부위가 연관을 갖게 되는 경우는 이러한 관계만은 아닙니다.불안이나 긴장이 높아졌을 때 위가 쑤시듯이 아프거나 식욕이 없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하며,강한 스트레스를 느끼면 몇 번이나 화장실에 들락날락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대뇌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에 의해서 위나 장에 조건반사가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일이 잘 안 될 때,부부싸움을 했을 때,연인과 헤어졌을 때 누구나 기분이 우울해집니다.다만 이런 기분은 대개 일시적이라서 문제가 해결되거나 기분을 환기시킴으로써 일순간 해소되는 게 보통입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침식까지 잊고서 몰두하거나 모든 원인이 자기에게 있다면 필요 이상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이런 사람들은 점차'침체된 기분''위축된 식욕' 등의 억울한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이처럼 만성적인 억울한 상태가 계속되는 병이 '우울증' 입니다.심하면 '나는 쓸모 없는 인간이야''차라리 죽는 게 났다'라는 식의 정신상태까지로 치닫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울증에 걸리면 기분의 침체나 불안,우울한 느낌 등의 정신증상 외에,불안.피로감,두통이나 눈의 통증,가슴의 통증 등의 고통,식욕부진이나 위장병 등의 소화기증상,어깨결림,현기증 등의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정신증상을 확실히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체증상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가면우울증'이라 하는데,이러한 증상은 초기의 우울증에서 쉽게 나타납니다.이것은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80%가 가장 먼저 신체증상의 개선을 호소하면서 일반내과에서 검진을 받는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증세의 원인이 정신적인 면에 있기 때문에 내과적인 조치만으로는 치료효과가 없습니다.신체증상의 이면에 감춰져 있는 '우울한 마음'을 치료하지 않는 한,증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체증상이 강한 경우,우선은 원인이 되는 기질적인 질환이 없는지 여부를 신중히 검사할 필요가 있습니다.검사 결과 신체증상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 없다면, 문진(問診)등을 통해서 '우울한 마음'을 진단합니다.만약 증상의 원인이 우울증에 있다면,항우울증 치료제의 투여로 정신증상,신체증상 모두 극적으로 개선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카운슬링 등을 통해서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 너무 고지식하면서 꼼꼼한 성격,완벽주의적인,신경질적인,자기희생적인 성격을 고치는 노력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합니다.다시 말해 스트레스를 확장시킬 만한 과잉적응형 라이프 스타일을 개선하는 심리적인 접근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