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먹이는 일이 중요하고,또 어머니의 품에서 신뢰감과 안정감을 느낀다는 사실 때문에 많은 학자들은 모성실조를 심각하게 다루어왔습니다.아기들은 영아기 동안 어머니에게 애착을 느끼게 되고,이 애착을 갖지 못할 때는 모성실조에 걸리게 되는데,이러한 모성실조를 경험한 아이들은 반(反)사회적인 행동 또는 문제행동을 보일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이는 여성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이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근 보워가 종합한 바에 따르면 어머니라는 존재가 젖을 먹이는 일 그것 하나만으로 아기들고 정서적인 연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젖 먹이는 일과 함께 아기와 의사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아기의 표정을 보고 욕구를 알아차릴 수 있고 옹알거리는 소리를 듣고 아기가 행복하다는 뜻인지 불편하다는 뜻인지를 알아낼 만큼 엄마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따라서 아기들은 꼭 엄마가 아니더라도 자기와 마음이 통할 수 있는 사람이면 애착을 느끼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 예로,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할 때 생후 6개월쯤 된 아기 6명이 함께 수용되었는데,이 6명의 아기들은 계속 들어왔다 사라져가는 어른 유대인들이 번갈아 키웠다고 합니다.이 아이들은 전쟁이 끝날 때쯤 세 살이 되었는데,어른들에게는 애착을 느끼지 않았지만 자기들끼리는 굉장한 애착을 보였다고 합니다.엄마도 없이 무시무시한 경험을 한 이 어린 아기들이 모성실조이론의 가정대로라면 모두 정신병 증상을 보여야 마땅할 텐데,전쟁이 끝났을 때 만 세 살이 된 이 아이들은 그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이는 오로지 엄마에게만 아기를 키우는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아빠,할머니,할아버지,친척,이웃이 모두 함께 키워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6개월까지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은 쉽게 엄마에게 책임을 전가합니다.그러나 아기가 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엄마 한 사람만 필요 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필요합니다.엄마하고만 대화하는 방법을 터득하기보다는 여러 사람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될 때,아기의 생각은 엄마 치마폭에서 넓은 세계로 뻗어나랄 수 있을 것입니다.
유치원에서 식구를 그리라고 했더니,자기와 엄마를 제일 크게 그리고 아빠는 뒷장에 그린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 식구는 왜 뒤에 있지? 라고 선생님이 묻자 "밤에 잘 땐 있고,아침에 보면 없고,밥도 같이 안 먹고 하는 아빠가 식구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서 뒤에 그렸어요"라고 대답한 실례를 볼 때,할아버지,아버지,삼촌 등등 남자들도 모두 어린 아기와 함께 지내는 시간을 갖고 또 대화하는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아이가 전인(全人)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남자 여자의 도움이 똑같이 필요합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아무리 자식이 귀여워도 아버지들은 내색을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왔습니다.그러나 시대가 많이 변해서 요즘엔 젊은 아빠들이 아기를 안고 다니는 것도 아주 일상적인 일이 되었습니다.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은 아기를 먹이는 일,돌봐주는 일이 엄마의 일이라고 생각하게 마련이고,엄마들도 으레 아빠는 아기가 곁에 오면 안 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들 있습니다.그러나 어린 아기의 인성은 먹이고 입히며 놀아주는 자질구레한 일들(사실 가장 중요함)을 하는 동안 형성되기 때문에 아빠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빠와 생활하는 동안 아기들은 아빠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배우며 바깥의 돌아가는 일들을 배울 수 있어 상식이 늘어납니다.아빠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앞으로 택할 직업에 대한 인식을 길러주며,무언가 해보겠다는 성취욕도 길러줍니다.
우리나라의 사회규범은 가족 중심이 아니기 때문에 직장일이 밤까지 연장되는 것이 보통이며,주말도 없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결국 아기들은 엄마 손에서만 키워지게 되어,엄마와 시귀는 방법은 터득하지만 아빠하고 대화하는 방법은 모르게 됩니다.아빠가 아기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적으면 적을수록 아빠는 아기를 키우는 동안 얻을 수 있는 귀중한 경험,즉 인격과 인격이 맞닿는 것을 놓치게 됩니다.
최근에는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이 많은데,아기가 초등학교에 갈 때까지는 우선순위를 아기에게 둘 필요가 있습니다.한번 지나간 영유아기는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반면 이 시기에 뇌에 각인되는 경험은 성장한 뒤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힘들어도 영,유아기 자녀에게 사랑을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빠의 권위가 상실되었다고 걱정들을 많이 하는 이때에 생각해볼 문제입니다.아이들과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멀리 떨어져 있다가 군림하는 자세로 아이들을 대하면 거리감만 생길 것입니다.아기 때부터 자라나는 모습을 살피면서 거기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이 실은 다른 그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보람인 것입니다.한 인간이 태어나서 차차 성장해가는 과정은 신비스러운 일이며,그 중에서도 갓난아기 때의 급속한 변화는 더 많은 신비감을 심어줍니다.
어떤 아빠들은 첫째나 둘째 아이를 키울 때는 어색해서 가까이하지 못하다가도 셋째 또는 넷째 아이에게는 기르는 맛을 들여 익애(溺愛)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아빠로서의 의무감에서가 아닌 인간적인 호기심과 애정으로 갓난아기를 함께 돌보면 생각보다 얻어지는 것이 더 많은 것입니다.요즘 처럼 하나나 둘만 낳아 기르는 시대에 아빠들은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아기를 기르는 것이 여성의 성역만은 아닙니다.또 24시간 내내 아기에게 매달려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시간이 없다면 아기가 깨어 있는 동안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짬짬이 함께 놀아주거나 이야기를 해주거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시간을 얼마만큼 보냈느냐가 문네가 아니라 얼마만큼 아기를 이해하고 상대해주었는지 그 질적인 측면이 더 중요합니다.하버드 대학 화이트 박사 연구에 따르면,만 3세 이전에 부모와 함께 하루 총 70분 정도의 바람직한 상호작용을 경험한 아이들이 밝고슬기롭게 자란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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