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취업 사이트에는 하루에도 수백 건의 보험설계사 모집공고가 올라옵니다.그런데 보험사들이 이렇게 보험설계사를 뽑고,또 뽑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채용하기 쉽고,비용도 들지 않고,해도하기도 쉽기 때문입니다.도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요?
쉽게말해 보험설계사는 보험사 직원이 아닙니다.예를들어 명함에 XX생명 팀장이라고 써 있고,XX생명 보험을 판매하고 있어도 그 보험설계사는 XX생명 직원이 아닐 가능성이 99% 입니다.
보험사 직원이 아니라면 지금 나에게 보험을 팔고 있는 그는 과연 누구일까요?보험설계사들은 보험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 입니다.영업사원 격이지만 엄연히 자영업자 입니다.
우리 동네 슈퍼마켓에서 해태제과 과자를 판다고 해서 슈퍼 주인을 해태 직원으로 여기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삼성생명이나 한화생명,현대해상 보험을 팔고 있어도 해당 보험사의 직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보험설계사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각 보험사로부터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 등 4대보험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이들은 4대보험에 가입할 때 직장가입자가 아닌 지역가입자 자격으로 개별적으로 들어야 합니다.일부 영세한 보험설계사들이 국민연금에도 가입하지 않는 이유입니다.다만 대형보험사 중에는 자사의 전속설계사를 대상으로 학자금지원제도 등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과거엔 보험설계사들이 매달 출근수당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하지만 2000년대 들어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이런 제도가 없어졌습니다.이후에는 철저하게 실적 베이스 입니다.보험설계사들이 그 달에 얼마나 많은 신규 계약을 따오느냐에 따라 월급이 결정되는 구조입니다.월급이 1,000~2,000만 원에 달하는 설계사가 있는 반면 월40~50만원도 벌지 못하는 설계사도 있습니다.또한 보험사는 설계사가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해고를 통보할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해촉, 즉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선 보험설계사들이 먼저 게약을 해지하고 보험사를 그만두는 게 대부분입니다.야심차게 보험영업에 나섰다가 몇 달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것입니다.역시 가장 큰 이유는 실적입니다.월급을 몇백만 원이라도 가져갈 만큼 실적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총 45만 명이 보험설계사가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2011년 기준으로 300만 원 정도 입니다.설계사들의 월평균 보험게약 모집액은 2,600만 원 선입니다.
아무리 직원이 아니더라도 일단 사람을 채용하고 나면 유지비가 들어가니까 보험설계사를 마구 뽑는 건 손해가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
우선 모든 기업의 고민인 월급을 줄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설계사들이 많이 벌어오면 그에 맞춰 수당을 주고,조금 벌어오면 덜 주면 됩니다.보험계약을 하나도 따내지 못했다면 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습니다.물론 자사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퇴직금도 당연히 없습니다.
보험왕으로 불리는 수완 좋은 설계사가 아니라면 별도의 영업비도 나오지 않습니다.교통비든 전화비든 영업을 하는데 소요된 비용을 전부 설계사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보험에 들어달라며 카페에서 고객에게 사준 커피도,계약해줘서 고맙다며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한끼 식사를 사는 것도 모두 설계사 개인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입니다.혹시 치약이나 우산과 같은 선물,보험사 로고가 찍힌 인형과 같은 판촉용품을 줬다면 그것 역시 보험설계사들이 구입해서 나눠주는 것입니다.그래서 실적이 별로 없는 보험설계사들은 이런 영업비나 판촉비라도 아끼기 위해 애를 쓸수밖에 없습니다.
선물은 물론이고 선물을 보낼 때 드는 택배비,고객에게 계약서를 발송할 때 들어가는 우편비와 같은 자잘한 돈도 설계사가 모두 부담합니다.이런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 설계사들은 보험회사에 입사하자마자 당황하기도 하고 얼마 못가 그만두기도 합니다.
특히나 설계사 지원에 인색한 보험사들이 있습니다.사무실 내에 달랑 책상 하나만 주고 계약서를 작성할 때 필요한 복사용지나 인터넷비용도 지원해주지 않습니다.컴퓨터나 노트북,태블릿PC 역시 설계사가 직접 자기 돈으로 구입하거나 일부라도 내야 합니다.보험사들이 설계사를 신규 채용하는 과정을 크게 고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이런 마구잡이식 채용관행은 고스란히 고객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설계사들이 장기계약 관리보다는 눈앞의 단기 실적에만 급급해 결과적으로는 보험산업의 신뢰 하락을 가져올 수 있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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