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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나쁜 콜레스테롤은 없다


콜레스테롤(cholesterol)은 18세기 후반 담석에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그리스어로 담즙이라는 뜻의 "chole"와 고체를 의미하는 "stereos"가 합쳐진 단어로,'콜레스테린'이라고도 합니다.

동물에서만 볼 수 있는 스테로이드 화합물로,뇌나 신경 조직에 많습니다.인지질과 함께 세포의 막계(膜系)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며,막 구조나 기능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상세한 메커니즘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콜레스테롤은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담즙산 등 스테로이드 계열 호르몬을 합성하는 원료입니다.하지만 무엇보다 콜레스테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불포화지방으로 인해 벌어진 세포막을 채워 세포의 안전성과 막투과성을 유지해주는 일입니다.그래서 불포화지방이 많은 뇌에 콜레스테롤이 가장 많습니다.뇌는 당분도 몸에서 1/4씩이나 가져가지만 콜레스테롤도 몸 전체에서 25%나 차지하고 있습니다.콜레스테롤하면 보통 혈관에 끼어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고혈압을 일으키는 주범으로만 생각했는데,뇌에 가장 많다니 의외라 할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이 어느 날인가부터 공공의 적이 된 이유에는 심장병을 들 수 있습니다.1930년경 미국에서 심장병이 증가함에 따라 전미 콜레스테롤 교육프로그램(NCEP)에서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청산가리나 비소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고 못 박아버렸습니다.

덕분에 온갖 육류는 물론 달걀이나 버터까지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은 죄다 심장병의 원인으로 꼽혔습니다.버터가 마가린으로 대체된 것이 이 때문입니다.그러나 미국인의 평균 콜레스테롤 수치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심장별 발병율도 여전합니다.


콜레스테롤이 함유된 음식을 먹어도 몸속 콜레스테롤 수치가 갑자기 높아지진 않습니다.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평생 콜레스테롤이 든 음식을 먹지 않아도 우리 몸에는 늘 콜레스테롤이 존재하며,그 수치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것은 80%의 콜레스테롤이 간에서 합성되기 때문입니다.콜레스테롤 함유 식품을 많이 먹으면 간에서의 합성이 줄어들고,식품 섭취를 줄이면 간에서 많이 합성해 일정한 수치를 유지합니다.




그렇다면 콜레스테롤이 심장병이나 기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는 믿음은 과연 사실일까요?농촌진흥청의 연구에 따르면 식품으로 섭취된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한서대학교와 공동으로 지난 50년간 미국,일본,유럽등 세계 각국의 콜레스테롤 섭취와 심혈관계질환과 관련된 연구논문 90편을 분석하고 실험동물을 이용해 자체 실험한 결과 계란의 콜레스테롤이 심혈관계 질환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2010년 6월 발표자료)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서도 달걀을 많이 먹는 일본이나 멕시코,프랑스 등이 오히려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미국 코네티컷대학 연구팀도 대사증후군을 앓는 경우 하루 달걀 3개를 먹으면 몸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그러나 한 번 잘못 인식된 믿음은 좀처럼 바꾸기가 어렵습니다.과거 콜레스테롤 자체를 해로운 것으로 보다가 이제는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이 있다며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밀도 지방단백질(HDL)을 좋은 콜레스테롤,저밀도 지방단백질(LDL)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말합니다.하지만 이 말부터 오해가 있습니다.

지방단백질은 지방과 단백질,인지질,그리고 콜레스테롤이 혼합된 형태로,HDL과 LDL의 구분 기준은 단백질의 비율에 있습니다.크기가 작은 HDL은 단백질 비율(45%)이 높고,HDL 보다 평균 12배가 큰 LDL은 단백질 비율(25%)이 낮습니다.둘 다 똑같은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으며 다만 양에서만 차이가 납니다.결국 HDL은 좋고,LDL은 나쁘다는 말은 콜레스테롤이 적으면 좋고 많으면 나쁘다는 뜻에 다름 아닙니다.




그렇다면 좋고 나쁨의 구분은 잘못이라 치고,LDL에 콜레스테롤 양이 많다고 하니 어쨌든 결과적으로 몸에 더 나쁘지 않을까요?

미 보건당국이 심혈관계 질환자 3,414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따르면 HDL 이 심혈관에 좋고,LDL은 나쁘다는 기존 상식에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가 나와 충격을 준 적이 있습니다.

LDL을 낮추는 고지혈증치료제와 HDL을 높이는 니아신을 함께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하던 도중 혈중 HDL 농도는 높아졌지만 심장마비 위험을 줄이지 못했고,오히려 뇌졸중 위험이 커졌음을 알고 결국 32개월 만에 실험을 중단시켰습니다.

세계 최대 제약사 화이자 역시도 혈중 HDL 농도를 높이는 신약을 개발하던 도중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결과를 얻고 연구를 중단했습니다.


HDL과 LDL의 차이는 콜레스테롤이 아닌 단백질에서 찾는 것이 맞습니다.관상동맥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체내 HDL-C(지방단백질 표면을 감싸는 10종의 단백질 중 하나인 'apoC-Ⅲ'을 포함한 HDL)가 많은 경우 오히려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이는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여성 3만2,826명과 남성 1만8,225명을 최장 14년간 추적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 중 관상동맥질환을 보인 634명을 연구해 얻은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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