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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자전거는 몸에 가장 무리가 없는 운동이다.


자전거가 얼마나 인간의 몸과 잘 어울리는지,얼마나 인간의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지는 다음 2가지 사례만 보면 바로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일반인들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프랑스 일주 대회)'입니다.1905년에 시작된 뚜르 드 프랑스는 실로 터무니없는 경기입니다.매일 150~200km를 달리는데 평지만 달리는 것도 아닙니다.해발 2,000m가 넘는 알프스와 피레네 산맥의 까마득한 고지를 위시해 수많은 고개를 넘어야 하고,가장 무더운 7월 한여름에 경기가 열립니다.

마라톤의 경우 톱클래스 선수도 풀코스(42.195km)를 뛰고 나면 한 달 이상 쉬어야 컨디션이 회복되어 다시 풀코스에 도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그런데 투르 드 프랑스에 출전하는 선수는 매일 200km 내외의 장거리를 3주간 연이어 달립니다.인간의 한계를 넘어 불가능해 보이는 조건입니다.


투르 드 프랑스 업힐


이처럼 가혹한 경기가 가능한 것은 자전거 타기가 몸에 부담을 거의 주지 않고,자전거의 동력효율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따라서 험준한 알프스 고개를 넘나들며 200km를 전력질주하고 바로 다음 날 또다시 달릴 수 있습니다.이런 극한의 레이스를 3주간 계속 합니다.

인간의 힘으로 움직이면서 이처럼 극한의 조건을 장시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자전거 외에 또 있을까요?마라톤의 예에서 보듯 달리기는 불가능할 것이고,걷기는 가능하다고 해도 몸에 엄청난 무리가 따르며 시간도 한없이 걸릴 것입니다.3,500km를 시속 4km로 걷는다고 하면 875시간이 소요되는데,하루 8시간씩 잡아도 쉬지 않고 110일을 걸어야 하는 거리입니다.투르 드 프랑스 선수들은 이 거리를 시속 42~45km로 80여 시간에 해치웁니다.한마디로 자전거는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몸의 잠재력을 극한으로 발휘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투르 드 프랑스는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축구만큼 인기가 높습니다.그래서 전 경기를 생중계하고 코스 연도에는 수백만 명이 운집해 선수들을 응원합니다.스포츠신문사 간의 경쟁으로 탄생한 투르 드 프랑스는 1,2차 세계대전 때 잠시 중단되고 2012년 100회를 맞이했습니다.



투르 드 프랑스의 성공은 수많은 아류 대회의 탄생으로 이어졌는데,지금은 투르 드 프랑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어경기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지로 디 이탈리아(1909년),와 스페인의 '부엘타 아 에스파냐(1935년),도 투르 드 프랑스의 영향을 받았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국내에서 열리는 '투르 드 코리아(2007년)'역시 마찬가지 입니다.수많은 자전거 대회가 '투르 드(Tour de)'라는 접두어를 붙이는 것은 유행을 넘어 하나의 정석이 되었습니다.

여기 투르 드 프랑스의 영향을 받았지만 투르 드 프랑스 보다 더 지독한 자전거대회가 또 있습니다.'RAAM(Race Across AMerica)'이라는 미대륙 횡단대회 입니다.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 태평양 연안에서 동부 메릴랜드 주 대서양 연안까지 4,800km를 12일 만에 주파하는 그야말로 지옥의 강행군입니다.미대륙 횡단은 자동차로도 7~10일 정도가 걸리는데,이 거리를 12일 만에 끝내야 합니다.하루에 서울~부산 거리인 400Km를 달려야 하는 셈입니다.이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은데,매년 100여 명이 도전하고 그 중 상당수가 완주에 성공합니다.빠른 선수는 혼자서 7일만에 완주해냅니다.하루에 600~700km를 달려야 하니 실로 궁극의 레이스라 할 만 합니다.



RAAM 미국 횡단 로드



이런 극단적인 경기가 아니더라도 자전거와의 환상궁합은 누구나 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하루 80~100km씩 3~4일 정도 계속 달리는 것은 몇 달 정도의 라이딩 경험만 있으면 누구나 무리없이 해낼 수 있습니다.물론 처음에는 10km를 달리는 것도 쉽지 않고 엉덩이와 다리가 아픕니다.하지만 우리 몸은 자전거에 매우 빨리,그리고 쉽게 적응해서 거리와 공간 개념이 하루가 다르게 확장되는 것을 실감 할 것입니다.